우리들이 인식하고 있진 못하지만 우리 삶 속에는 다양한 과학의 원리들이 쏙쏙 담겨져 있다. 하다못해 음식 물을 데울 때 사용하는 전자레인지부터 어둠을 밝혀주는 형광등이나 백열전구에 이르기 까지 말이다. 이러한 모든 것들의 출발점은 바로 물리이다. 물리라고 하면 아직도 나처럼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이들도 있을 것이며, 그러한 학문은 우리와는 전혀 별개의 것인 즉, 그 해당분야 관련자에게만 유효한 내용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곤 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펼쳐보고 한 꼭지 한 꼭지 찬찬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물리란 친구(?)가 결코 우리와 먼 낯선 대상의 이야기가 아닌 것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며, "거참 신기하네!", "아하, 그렇구나!"라는 탄성이 나도 모르게 불쑥불쑥 튀어나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첫 부분은 개론의 성격이 강해 약간 딱딱하게 시작된다.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등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그러면서 먼 과거에서 과학사상의 혁명이라는 양자론에 이르기까지 현대수준의 과학발달로 이야기는 이어진다. 우리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이끌어 내는 이야기는 이 부분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형식은 Q&A; 스타일로 이루어졌는데, 예를 들면 '자동차 엔진 냉각제에 부동액을 섞는 이유', '안개는 어디서 생기는 걸까.', '인공위성에도 촛불이 켜질까' 등의 소제목에 그 해답을 과학적인 접근 방식으로 풀어내 독자들을 이해시켜주는 식이다. 즉, 우리들이 한 번쯤은 의문점을 가져보았음 직한 과학적 물음에 쉬운 물리 이야기를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의 폭을 넓힌 것이다. 사실 나는 수학과 과학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어려운 공식과 생전 처음 보는 기호나 숫자가 등장하기에 머릿속이 헝클어짐을 느끼기에 말이다.
그래서 요즘도 이런 공식이 나올라치면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 읽어나가는 편이다. 물론 과학에(특히 물리에 관한 책이기에) 관한 책이기에 이 책 속에도 다양한 공식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나처럼 약간 싫어하는 이들이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 부분을 제외하고 읽는다 해도 내용 이해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에 말이다.
총 294페이지인 책 속에는 독자들의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그림이나 삽화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과학적 상식을 높이려는 일반인들에게도 어울리는 책이겠지만, 아무래도 과학적 지식을 한참 쌓아나가고 높여나가기 위해 애쓰는 중, 고등학생에게 더욱 잘 매치가 되는 책이 아닌가 한다.
오자나 탈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 아닌가 한다. 의무감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아마 첫 장도 못 넘기고 지루해질 것이고 방안의 한쪽 모서리에서 읽혀지지도 않은 채 방치되는 운명에 놓여질지도 모른다. 그러니 자신을 짓누를 수 있는 의무감에서 탈피해 시간 나면 읽을 수 있는 그런 재미있는 책으로 여겨보는 것은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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