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이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한 후, 통일장이론을 완성하기 위한 수많은 학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그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진 "초끈이론"이 이 책의 주제이다. 저자는 몇 년간 "초끈이론"에 대한 강의를 계속 해오다가, 첨단의 연구 결과들을 일반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하였다.
초끈이론은 상당히 넓은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현대물리학의 수많은 발견들이 초끈이론에서 비롯되었으며, 이 이론은 이론물리학의 희망봉인 통일장이론을 완성시켜줄 강력한 후보로 각광 받고 있다. 이 책에서는 '시공간에 대한 개념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논리를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
이 책은 과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과학적 기초 지식이 있는 과학 전공자나 대학(원)생, 교사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독자의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이 종종 사용되었지만, 과학적 논리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또한 독자들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전문 용어와 수식의 사용을 가능한 자제한 것이 돋보이는 책이다.
제4부의 일부 내용은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을 건너뛰어도 전반적인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또, 본문에 나오는 주요 용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첨부하여 실은 "용어 해설"과 '후주'에서는 저자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지은이 소개
브라이언 그린(Brian Greene)
- 하버드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옥스퍼드대학에서 Rhodes Scholar 장학생으로 박사학위를 마쳤다.1990년에 코넬대학 물리학과에서 연구와 강의를 시작하여 1995년 정교수가 되었으며, 1996년에 컬럼비아 대학의 수학 및 물리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20여 개국을 돌아다니면서 기초 및 첨단 물리학을 강의하였으며, 끈이론에서도 중요한 업적을 남긴 학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박병철
-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몇 개 대학에서 물리학을 강의하면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강의」「페르마의 정리」「현대물리학과 신비주의」「확률의 함정」등이 있다.
책 표지 글
브라이언 그린은 지난 세기에 탄생한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으로 자연을 이해하는 우리의 방식을 매우 능숙한 필체로 서술하고 있다. 또한 그는 자연의 법칙을 통일하는 최근 아이디어들을 명쾌한 어조로 설명하고 있다. 이론물리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하여 궁금한 독자들은 이 한 권의 책으로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프린스턴 대학 고등연구원, 에드원드 위튼
브라이언 그린의 책은 과학서적의 최대 걸작으로 손색이 없다. 이 책에는 최첨단 물리학의 정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그린은 과학적 지식과 뛰어난 유감없이 발휘하여, 이 우주를 궁극의 이론을 위 앞에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 하버드대학, 싱-퉁 야우(필드상 수상자, 과학상 수상자)
"엘러건트 유니버스는 결코 쉬운 책이 아니다. 그러나 동시에 읽지 않을 수 없는 책이기도 하다. 스티븐 호킹이 우리에게 블랙홀 세상을 열어준 것처럼, 그린은 우리 앞에 끈이론으로 설명되는 우주의 장관을 보이고 있다. - New York
"읽으면 읽을수록… 멋진 풍경사이로 스릴 만점의 여행을 하는듯한 느낌이 든다." - Los Angeles Times
"그린의 글시는 시적인 풍부함이 있다…그는 수학으로 점절된 이론을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내는 어려운 작업을 훌륭하게 수행해냈다. - Washington Powt
2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양자의 딜레마 제2장 시간과 공간, 그리고 관찰자의 눈
제3장 뒤틀림 Warps과 글곡 ripples
제4장 불가사의한 미시세계
제5장 새로운 이론의 필요성이 대두되다: 일반상대이론 대 양자역학
3부 우주의 교향곡 제6장 그것은 그냥 음악일 뿐이다: 초근이론 Superstring Theory의 본질
제7장 초끈 Superstring의 '초 Super'란 과연 무슨 뜻인가?
제8장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차원을 찾아라
제9장 실험적 증거들
제4부 끈이론과 시공간의 구조 제10장 양자기하학 Quantum Geometry
제11장 공간찢기 Tearing the Fabric of Space
제12장 끈이론 이상의 이론: M-이론 M-Theory을 찾아서
제13장 끈/M-이론의 관점에서 본 블랙홀
제14장 우주론 Cosmology
5부 21세기 통일이론 제15장 앞으로의 전망
후주
용어해설
역자후기
색인
본문내용 실험적 증거들
에드워드 위튼은 끈이론이 실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을 이미 예견했다고 주장했다 - "끈이론은 중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는 것이다. 위튼의 주장은 분명 일리가 있다. 뉴턴과 아인슈타인도 중력이론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이들은 중력이라는 현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론을 구축했기 때문에, 현실과 잘 맞아떨어지는 중력이론을 만들기가 비교적 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끈이론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더라도 끈이론의 논리만으로 중력의 존재를 유도해낼 수 있다. 끈의 가능한 진동패턴들 중에는 '질량이 없고 스핀 값이 2인' 중력자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중력은 자연스럽게 끈이론의 일부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끈이론 학자들의 최대 희망은 실험적으로 검증 가능한 모종의 계산 결과를 학계에 발표하는 것이다. 실험적 검증을 거치지 않고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물리 이론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다. 끈이론이 제아무리 논리적으로 그럴듯한 체계를 가졌다 해도 실험 결과와 이론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잘나가는 SF소설만도 못한 허황된 이야기에 머물고 말 것이다.
에드워드 위튼은 끈이론이 실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을 이미 예견했다고 주장했다 - "끈이론은 중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는 것이다. 위튼의 주장은 분명 일리가 있다. 뉴턴과 아인슈타인도 중력이론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이들은 중력이라는 현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론을 구축했기 때문에, 현실과 잘 맞아떨어지는 중력이론을 만들기가 비교적 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끈이론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더라도 끈이론의 논리만으로 중력의 존재를 유도해낼 수 있다. 끈의 가능한 진동패턴들 중에는 '질량이 없고 스핀 값이 2인' 중력자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중력은 자연스럽게 끈이론의 일부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동아일보| 우주는 요동치는 끈들의 교향악... 2002-03-23
“CQ15 CQ15 응답하라!”
1969년 10월 12일 오로라가 뉴욕 하늘을 하얗게 비추던 날 밤, 소방관 프랭크는 30년후인 1999년에 살고 있는 자신의 아들과 무선 통신에 성공한다. 영화 ‘프리퀀시’의 첫장면이다.
이들은 어떻게 30년을 뛰어넘어 무선통신을 할 수 있었을까?
영화는 한 과학자의 입을 통해 ‘시간여행’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을 들려준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원래 10차원 혹은 11차원이어서 시간도 1차원이 아닌 다차원 형태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차원의 시간축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1969년 10월 12일 오로라가 뉴욕 하늘을 하얗게 비추던 날 밤, 소방관 프랭크는 30년후인 1999년에 살고 있는 자신의 아들과 무선 통신에 성공한다. 영화 ‘프리퀀시’의 첫장면이다.
이들은 어떻게 30년을 뛰어넘어 무선통신을 할 수 있었을까?
영화는 한 과학자의 입을 통해 ‘시간여행’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을 들려준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원래 10차원 혹은 11차원이어서 시간도 1차원이 아닌 다차원 형태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차원의 시간축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타임머신을 보여주지 않고도 시간여행을 쉽게 설명한 영화 속 과학자는 바로 컬럼비아대 물리학과 브라이언 그린 교수. 그는 칼 세이건 이후 가장 대중적인 물리학자 중 한 사람이다. ‘현대물리학이 아직 풀지 못한 의문들’을 ‘초끈 이론’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하는 과학 전도사인 그의 저서 「엘러건트 유니버스」가 뒤늦게 나마 번역돼 나온 것은 여간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그를 일약 스타 과학자로 만든 책이기도 하다.
그는 이 책에서 ‘현대 입자물리학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초끈 이론(superstring theory)을 수학 공식 하나없이 일상적인 언어로 명쾌하게 설명해 내고 있다. 덕분에 물리학자들만이 느꼈을 ‘우주의 근본 원리에 한발씩 다가가는 지적 희열’을 일반 독자들도 함께 공유하게 된다.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에서부터 대통일이론, 초대칭, 초끈 이론, M이론 등 20세기 물리학의 주요업적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고 있는 그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20세기 물리학의 지형도’가 머릿속에 훤히 그려진다.
아다시피 현대 물리학은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이라는 두 개의 커다란 기둥 위에 세워졌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천문학적 스케일의 시공간에 적용되는 것이고 양자역학은 원자 수준의 미시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이 두 이론은 무수한 실험들을 통해 사실로 검증되긴 했지만 동일한 대상에 함께 적용할 경우 문제가 생긴다. 일반상대성 이론으로 기술되는 시공간은 부드럽게 휘어진 중력장인데 반해, 양자역학으로 기술되는 미시 영역은 격렬한 양자 요동 때문에 불규칙하고 마구잡이로 변형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대개의 경우 두 이론을 동시에 적용하는 일은 없지만, 빅뱅 초창기 우주의 성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미세 영역에 두 이론을 동시에 적용해야 한다. 물리학자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초끈 이론’이다.
이 이론은 우주 구성요소가 ‘쿼크’와 같은 점입자가 아니라 고유의 진동 패턴을 갖는 ‘끈’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그 동안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궁극의 입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본 입자들의 수(數)는 오히려 늘어만 갔다. 지금은 그 수가 수 십 가지에 이를 정도로, ‘궁극의 입자’라는 당초 취지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러나 초끈 이론으로 설명한다면, 이러한 입자들은 단지 서로 다른 주파수로 진동하는 끈에 불과하다. 마치 바이올린 현(絃) 하나가 다른 진동수로 진동하면서 도, 레, 미 같은 다양한 음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말이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현의 진동으로 만들어내는 ‘음’(音)이 아니라 ‘현’(絃) 그 자체인 것이다.
이제 물질은 진동하는 끈들이 모여 만든 ‘화음’과 다르지 않으며, 물질로 가득 찬 이 우주는 다양한 주파수로 진동하는 끈들이 빚어낸 ‘거대한 교향곡’에 비길 만하다.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이 바이올린 선율 위에서 행복하게 만나는 순간이다.
이제 다시, 영화 ‘프리퀀시’의 첫장면으로 돌아가 보자. 초끈이론에서는 우주를 왜 10차원 혹은 11차원이라고 할까?
이것은 ‘고대 이집트인과 날씨’에 관한 비유로 설명할 수 있다. 고대인들에게 날씨는 신비 그 자체였다. 왜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따뜻해지는 지, 사계절의 원인은 무엇인지,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였다.
그러나 그들을 로켓에 태워 우주 공간에 내보낸다면 의문은 한 순간에 풀린다. 약간 기울어진 채로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를 보는 순간, 구름과 대기의 운동을 내려다 보는 순간, 날씨는 더 이상 ‘신의 변덕’이 아니라 자연의 법칙으로 설명되는 것이다.
평면 공간에선 의문투성이였던 기상 법칙이 3차원 공간으로 올라 가면 분명해지는 것처럼 새로운 차원을 도입하면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힘들은 자기 모순 없이 설명될 수 있는 ‘충분한 방’을 갖게 된다. 우주 기원을 설명하는 표준모형이 갖는 대칭들을 모두 포용하기 위해서는 10∼11차원이 필요했던 것이다.
책의 저자 브라이언 그린 교수는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4차원 밖의 ‘숨겨진 차원’을 ‘수도용 호
조선일보| 우주는 ‘끈’들이 만드는 우아한 교향곡
“우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우주를 지배하는 원리는 단순하고도 우아한 모습으로 드러날 것”이라는 믿음으로 아인슈타인은 생애 마지막 30년 동안 통일장 이론(중력과 전자기력의 통합)의 완성에 매달렸다.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아 천재의 꿈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지만 아인슈타인은 우주를 지배하는 만물의 원리를 밝혀 우주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온 세상에 알리고 싶어했던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외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동안 다른 물리학자들은 기존의 물리학을 완전히 대체하는 양자역학의 체계를 세웠고, 이 과정에서 미시세계에는 아인슈타인이 간과했던 두 가지 기본 힘(강력과 약력)이 더 작용하고 있음을 알아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두 기둥으로 하여 세워진 20세기의 현대물리학은 원자이하의 미시세계로부터 별과 은하 그리고 우주전체에 이르는 모든 자연현상을 설명하고, 신의 영역으로 간주되던 빅뱅 직전에 있는 초기우주에 도전하였다. 하지만 그 도전은 번번히 참담한 실패로 끝나고 있었다.
브라이언 그린(Brian Greene)은 「엘러건트 유니버스」(원제: The Elegant Universe)에서 이 지점으로부터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린은 “왜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은 초기우주와 같은 초미세영역(플랑크 길이, 10-33cm)에서는 물과 기름처럼 양립할 수 없는지”를 설명하고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이 그 해결사임을 천명한다.
초끈이론은 모든 만물의 최소 단위는 ‘점 입자’가 아니라 ‘끈’이며, 이 ‘끈’은 피아노 줄처럼 고유한 떨림을 갖고 있어 그 진동에 따라 다양한 입자들과 힘을 만들어내고 지금의 우주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린은 바로 초끈이론이 50년 전 아인슈타인의 꿈을 실현시켜줄 만물의 이론(TOE=Theory of Everything)의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후보임을 조리있게 설명해 간다.
하지만 ‘끈’이 사는 공간은 10 또는 11차원의 시공간이 되어야 함이 논리적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끈이론을 받아들이려면 상대성이론에서 수정한 시공간의 개념이 송두리째 다시 뒤집혀지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를 빗대어 초끈이론의 대가로 추앙받는 위튼(Edward Witten)은 “시공간은 운을 다했다”고 표현한다.
여기서 한술 더 떠 4차원(3차원 공간과 1차원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6 또는 7차원 공간은 아주 작은 크기로 감겨있다고 설명하며 “당신의 손이 허공을 저을 때, 그 손은 3차원 공간 외에도 숨겨진 6 또는 7차원의 공간까지 스쳐간다”고 주장할 땐 무척이나 당혹스럽다.
하지만 그린은 숨겨진 차원의 의미를 일상의 언어로 아주 쉽게 풀어준다. “물 뿌리는 수도용 호스는 멀리서 볼 때 1차원의 선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접근해서 보면 그 표면은 2차원 곡면이다. 따라서 호스의 굵기가 아주 가늘다면, 거기에는 1차원 공간이 숨어 있는 셈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에는 이런 식으로 숨겨진 차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만물의 최소단위가 왜 하필 끈일까? 원반이면 안될까?” “우주는 정말 10 또는 11차원 시공간을 갖고 있을까?” “숨어있는 6 또는 7차원의 정체는 무엇일까?”와 같은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생겨났다가 그린이 풀어주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점점 아름답고 심오한 초끈이론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수학적으로 아름답다 해도 실험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물리학이론이 인정받은 예는 단 한번도 없다. 초끈이론 학자들의 최대 희망은 실험적으로 검증 가능한 결과를 제시하여 검증을 받는 것이지만, 개개의 ‘끈’을 관측하려면 우주전체 크기 만한 가속기를 만들어야 할 형편이므로 당분간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물리학자들은 끈이론을 회의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허망한 지적 유희일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그린은 “초끈이론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보았고, 초끈이론의 논리는 너무도 아름답고 완벽하여 사실이 아닐 수가 없다“고 말하면서 초끈이론 학자들이 자신의 삶을 기꺼이 바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수원까지 가려고 경부선 열차를 탔는데 종착역인 부산까지 가야했다면 그 여행은 멀고 지루하기 짝이 없겠지만 처음부터 초끈이론의 종착역까지 갈 마음가짐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그린은 결코 실망을 안겨주지 않을 것이다. 설령 우주가 그린이 생각했던 만큼 우아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우주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이해의 깊이를 더해 줄 것임에 틀림없다.
출판저널| 호킹 이후 입자물리학의 성과 담아
영화에서는 종종 과학자(흔히 물리학자)의 역할을 배우가 맡아서 할 때가 있다. 일반인들이 과학자에 대해 품고 있는 인상에 부합하도록 분장하고 연기할 때가 많다. 잘 생기고 멋쟁이면서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사람은 과학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일반인들은 생각한다. 이에 대한 반증을 브라이언 그린은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최근 <프리퀀시(Frequency)>라는 영하에, 짧게나마 등장했다. 물론 권위가 있는 물리학자로 보이기 위해 40이 채 안된 그를 50이상이 돼 보이게 하는 분장을 시킨 후에.
실제로 그의 세미나를 들어보면 실제로 어떤 1인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는 매우 정제된 언어 선택과 두개 이상의 스크린을 사용하는 현란한 슬라이드의 동원 그리고 연극 배우처럼 훈련받은 목소리로 그 시간 동안 모든 청중을 사로잡는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그가 「엘러건트 유니버스」라는 일반인을 위한 책을 발간했을 때 즉시 물리학자들의 찬사를 받았고, 일반인들로부터도 호평받았다.
일반인들을 위한 순수 물리학에 관한 책을 썼던 다른 사람들 가운데 「우주의 짧은 역사」의 호킹과, 「최초의 3분간」의 와인버그 등이 있다. 호킹의 책은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 내용을 끜가지 다 읽은 사람은 7%도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린의 「엘러건트 유니버스」는 호킹의 내용 이후에 발전한 입자 물리학을 다루고 있다. 사실상 더 전문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으나, 그 내용이 훨씬 쉽고 재미있기 때문에 끝까지 읽기 쉽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런 책이 한글로 출판되니 이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모든 물질계의 궁극적 이론, 즉 ‘신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 지난 10여년간 수많은 끈 이론 학자들이 노력해왔고, 특히 그 가운데 몇몇의 결과는 우뚝 솟은 봉우리와 같은 성과들이었다.
그린은 이 책을 통해 아직도 미완의 숙제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20세기 물리학의 총아인 양자론간의 모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끈 이론의 여러 가지 개념들을 아주 잘 설명하고 있다.
2부에서는 양자론과 상대론의 일반적인 이론을 명쾌하게 설명한 후 새로운 이론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으며, 3부에서는 끈 이론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초대칭성, 숨어 있는 작은 여분의 차원 등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혁명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우리의 물질계에 대한 시각을 완전히 새롭게 해주고 있는 끈 이론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끈 이론의 여러 발전 가운데서도 물리와 수학 두 분야에서 모두 아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 바로 그린의 거울 대칭성에 관한 연구결과인데, 11장과 12장에서 그 연구 결과를 얻을 당시의 흥분되고 긴장된 상황을 생생하게 기술한다. 공간의 찢어짐 등 다른 이론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끈 이론으로는 이해할 수가 있는데, 이런 ‘양자 시공간’에 대한 일부 진리가 밝혀지던 순간을 직접 겪었던 그린의 경험이 적혀 있다.
최근 끈 이론의 성과로는 블랙홀의 엔트로피 계산과 제2차 혁명의 기폭제인 11차원에서 M-이론의 탄생을 들 수 있는데, 이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M-이론이란, 기존의 10차원에서의 끈 이론이 강하게 상호작용하는 경우를 고려할 때, 하나의 새로운 차원이 열리게 되고 끈들이 2차원적 막으로 확장돼 있는 이론으로, 아직도 그 실체가 정확히 알려져 있지 못한 신비스럽고(mysterious) 모든 것의 모체(mother)가 되는 이론이다. 제5부에서는 21세기의 이론으로서 끈 이론의 전망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시공간의 정체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학은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우주에 몸을 담고 있는 우리들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존재한다. 이런 과학 본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끈 이론은 이제 선진국에서는 일반인들의 저녁식사 대화에서도 한두마디 언급되는 주제가 됐다. 물리학자들 간에는 끈 이론을 수학적, 사변적인 이론의 범주에서 벗어나, 실험실에서 검증 가능한 이론으로 다루고자 한 시도도 있다. 이런 주제에 대해 가장 좋은 입문서로서 이 책이 당분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리라 예상된다.
국민일보| 우주 설명하는 궁극이론 나올까
“나는 이런저런 현상 따위에는 관심도 없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신의 생각이다. 나머지는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다“ 중세 신학자의 기도처럼 들리는 이 말을 한 사람은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다. 아니 아인슈타인만이 아닐 것이다.‘모든 현상에 대한 가장 간명한 이론’에 대한 꿈, 신의 뜻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의 궁극이론에 대한 꿈을 꾸어보지 않은 물리학자들이 몇이나 될까. 그러나 아직까지 그 궁극이론을 이해하거나 발견한 물리학자는 없다. 천재인 아인슈타인조차 전자기력과 중력을 함께 설명할 ‘통일장이론’을 완성하지 못한 채 신에게로 갔다. 더구나 지금의 물리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이 알고 있지 못했던 힘들(강한/약한 핵력)까지 처리해야 할 상황이다.
과연 이 모든 것들을 아우르는 ‘만물의 이론(TOE:theory of everything)’이 발견될 수 있을까.브라이언 그린의 「엘리건트 유니버스」에 따르면 최근 ‘만물의 이론’에 대한 물리학자들의 집요한 노력에 큰 진전이 있는 듯하다. 그에 따르면 현재 ‘만물의 이론’에 대한 가장 강력한 후보는 ‘초끈이론/M―이론’이다. 초끈이론은 지금까지 최대 난제로 꼽히던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의 통합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
사실 “가장 근본적 단계에서 우주가 제대로 이해되려면 모든 이론들이 조화롭게 묶일 수 있어야 한다”는 물리학자들의 신념에 문제가 없다면, 극미세계를 다루는 양자역학과 초거대세계를 다루는 일반상대성이론이 통합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블랙홀이나 빅뱅처럼 질량이 엄청나게 크면서 크기가 매우 작은 물체를 다루어야 할 경우엔 통합이 절실하기조차 하다. 하지만 둘을 통합하는 시도들은 “한결같이 실패했고” 물리학만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렸다”. 문제는 ‘광란의 춤’으로 불리는 초미세공간(10―33cm)보다 작은 공간)에서의 극심한 양자적 요동을 해결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었다.
초끈이론은 기본 입자의 형태에 대한 발상을 전환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한다. 이 이론의 주창자들은 우주의 최소단위를 점같은 입자로 보지 말고 끊임없이 진동하는 아주 작은 끈으로 보자고 제안한다. 물론 이 끈의 길이는 너무 짧아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도 점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점을 진동하는 짧은 끈으로 전환함으로써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충돌을 무마시킬 가능성이 열린다.
아마 이 가능성을 현실성으로 만드는 것은 물리학자들의 몫일 터이다. 그럼에도 초끈이론에서 말하는 우주가 물리학자들만을 흥분시킬 것 같지는 않다. 초끈이론의 주장처럼 “모든 물질과 힘의 물성이 끈의 진동이라는 단 하나의 근원에서 비롯된다”면 우리는 우주를 “하나의 웅장한 ‘우주 교향곡’이 연주되고 있는 거대한 무대”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초끈이론은 끈의 장력과 진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한다. 마치 바이올린의 진동패턴이 달라지면 음색이 달라지듯이 만물은 작은 끈들이 연주하는 다양한 음색이라 할 수 있다. 우주를 거대한 수학책으로 간주했던 갈릴레오가 초끈이론을 알았다면 또한 음악책이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저자도 인정하고 있듯이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초끈이론이 넘어야 할 장애물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그 장애물들 중 어떤 것은 초끈이론의 전제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또 음악 소리 때문에 잊어서는 안될 것들도 있다. 그것은 바로 초끈이론이 만물의 이론이라는 영예를 얻을지라도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우주 현상은 여전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사실이다.“많아지면 달라진다(More is different)”는 앤더슨의 말처럼 기본 입자를 안다고 해서 그것으로 이루어진 복합체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끈들이 연주하는 우주 교향곡을 들을 때조차도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의 모양을 정하는 게 여전히 어려우며, 열 길 물 속보다 얕은 한 길 사람 속 때문에 골치 아파할 것이다.
한국경제| 우주비밀 풀어낼 ‘끈이론’ 원리
자연의 질서 속에 숨어있는 우주의 비밀을 설명할 수 있는 통일된 이론은 있을까. 현대물리학을 떠받치는 두 개의 커다란 기둥인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도 아직은 하나의 이론으로 통합되지 못한 상태다. 물질의 미세구조를 설명하는 양자역학과 방대한 우주의 법칙을 설명하는 일반상대성이론이 곳곳에서 충돌을 빚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도 자연계의 모든 힘과 만물의 구성요소를 하나의 통일된 체계로 묶는 "통일장이론"을 만들기 위해 30년을 바쳤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과연 거시적 우주와 미시적 우주를 관통하는 일관된 이론은 없는 것일까. "끈이론"은 이같은 꿈을 실현시켜 줄 강력한 후보라고 일단의 현대물리학자들은 주장한다. 컬럼비대아대학의 수학 및 물리학 교수인 브라이언 그린이 쓴 「엘러건트 유니버스」는 이런 끈이론의 원리와 무한한 가능성을 설명하는 책이다.
끈이론은 만물의 최소 단위가 점입자가 아니라 "진동하는 끈"으로 이뤄져 있다고 가정한다. 끈의 진동형태에 따라 입자의 질량을 비롯한 모든 물리적 성질들이 결정되고 우주도 이에 따라 형성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우주는 4차원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10차원 또는 11차원의 시공간이라고 설명한다. 4차원 이외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숨겨진 차원"들이 우주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다.
따라서 끈이론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 등 4가지 힘과 모든 물질을 하나의 원리로 통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끈이론을 "만물의 이론"이나 "궁극의 이론"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린은 이 책에서 현대물리학의 성과를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한편 일반인들을 위해 아주 쉽고 자연스런 말투로 끈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초대칭이론, 입자물리학, 양자장이론, 초중력이론, 리만기하학 등 난해하기 이를 데 없는 최첨단의 수학과 물리학 이론이 등장하지만 수학공식은 일체 없다. 대신 풍부한 비유와 은유를 섞은 일상의 언어로 이를 풀어내고 있어 일반인들이 무리없이 읽을만하다.
한겨레| 초끈이론 11차원 우주속으로 빨아들여
현대물리학의 가장 큰 난제는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서로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별과 은하, 성단 등 광활한 우주(거시세계)를 다루는 일반상대성이론과 원자·전자·쿼크 등 소립자(미시세계)를 다루는 양자역학의 충돌이다.
초끈이론(=끈이론)의 주창자들은 ‘가장 근본적인 단계에서 만물의 섭리를 서술하는’ 끈이론이야말로 이 대립관계를 해소시켰으며, “우주를 설명하는 단 하나의 방정식”이라고 주장한다. 끈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4차원이 아닌 10차원 또는 11차원의 시공간으로 돼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4차원 시공간(3차원공간+1차원시간)만이 우리에게 감지되며, 나머지 여분의 차원은 지극히 작은 영역 속에 돌돌 감긴 채로 숨어 있다. 우주 만물을 이론적으로는 `끈으로 단단히 묶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끈이론은 아직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며, 실험적으로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엘러건트 유니버스」의 지은이 브라이언 그린(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물리학)은 미국은 물론 세계 20여 나라를 돌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최첨단 물리학을 강의해온 끈이론의 전도사다. 그런 만큼 이 책은 수학·물리학 전공자가 아닌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집필됐다. ‘초끈이론과 숨겨진 차원, 그리고 궁극의 이론을 향한 탐구여행’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1999년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인터넷서점 아마존 순위 1위(15일 동안)를 기록했고, 최근까지 모든 분야를 통틀어 200위권에 들 만큼 대중적으로 읽히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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