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엔이 정하는 세계물리의 해이다. 물리학계의 거장 아인슈타인의 사망 50주기가 되는 해이고 그가 광양자 가설, 브라운 운동, 특수 상대성 이론 등 역사에 길이 남을 이론들을 발표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것들 중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것이 아마 E=mc²이라는 공식이 아닐까 싶다. 이 공식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나 역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친근함 보다는 거부감이 먼저 들었다. 물리를 공부할 때 뜻모르고 외우던 수많은 공식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 만 느껴졌다. 그러나 이 책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서점마다 눈에 띠고 이 참에 이 알 수 없는 공식에 대해 먼가를 알아보려고 몇 장을 뒤적이는 순간 거부감은 어느새 친근함으로 바뀌고 책에 빠져드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E=mc²이라는 공식을 매우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공식을 마치 전기처럼 쓴 형식은 매우 독특하고 읽는 이로 하여금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우선 첫 부분에서는 이 공식의 탄생을 구성요소인 에너지, 질량, 빛의 속도로 나누어 하나하나에 대한 개념설명과 그것의 의미를 알아보는 과정을 통해 서술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는 많은 예화와 인물들이 나오는데 막연히 이러한 개념들을 겉으로만 알고 있던 나에게 쉽게 개념에 접근할 수 있게 하여 어느 정도 명확한 해답을 제시해 주었고 차츰 이 공식에 대해 접근해갈 수 있는 자신감도 생기게 해주었다.
이 공식의 탄생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성장기에 대해 설명한다. 공식을 통해 에너지는 질량과 별개가 아니라는 개념이 정립되고 이를 이용하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제시된다. 이것은 수소, 원자 폭탄의 제조라는 결과로 까지 이어진다. 막연히 E=mc²의 원리가 수소, 원자 폭탄에 이용된다는 얘기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예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니 보다 이해가 쉬웠다. 또 질량에서 에너지만 뽑을 수 있다면 질량에 빛의 속도의 제곱을 곱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을 알고 매우 놀랐다.
이 공식은 마지막으로 우주의 생성과 소멸을 설명하는데 이른다. 세실리아 페인은 수소와 헬륨의 질량이 엄청난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을 태양 안에서 일어나는 것을 발견하고 태양이 이것들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수브라마냔 찬드라세카르는 질량과 에너지의 상호작용을 이용하여 별의 소멸과 생성을 설명하였다. 이러한 여러 예화들을 통해 본 공식의 무한한 응용은 질량이 에너지를 생성해 우주의 생성과 소멸에 까지 연관되는 이 엄청난 공식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또 이 책은 과학과 역사를 두루 아우르고 있다. 공식의 탄생, 성장기, 우주 생성과 소멸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과학적 현상이나 발견을 흥미진진하게 그리는가 하면 마치 역사책처럼 과학사의 한 단면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이 공식이 원자 폭탄에 이용되어 여생을 괴로워한 아인슈타인을 보면서 과학자가 과연 자신의 연구 외에 중립적 입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도 들었다.
이 책을 읽고 이 공식에 대해 완전히 이해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이 공식이 만들어지기까지 수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고 그 결과 탄생한 이 공식은 엄청난 여파와 이용 범위를 가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이 공식에의 의미를 거시적으로나마 알고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젠 E=mc²이라는 공식을 보면 거부감 보다는 더 알고 싶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중, 고등학교 때 배운 지식만으로도 공식에 대해 이해 할 수 있게 쉽게 써진 책이다. 물리에 대해 거부감이 들거나 특히 E=mc²이라는 공식에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을 것을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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