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나무와 꽃과 풀의 계절이다. 나무와 풀을 구경할 때 밖으로 들고 나갈 알맞은 책이 없을까? 이 책은 우리나라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세계의 식물학자들이 부러워하는 광릉숲의 소중한 식물 100여 종을 세밀화로 그려낸 것이다. 국립수목원 내 전문연구원들의 식물학적 지식과 함께 전문화가들의 예술적 감각이 어울린 정밀하고 아름다운 세밀화를 감상할 수 있다.
식물세밀화는, 식물체에 대하여 사진으로 불가능한 부분이나 모양의 묘사가 가능하여 식물학적 측면에서의 정확한 표현은 물론 작가의 예술적 감각이 가미됨으로써 식물의 아름다움을 더한층 돋보이게 하는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밀화집은 광릉숲에서 자라거나 국립수목원에 보호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희귀식물과 특산식물들을 꽃이 피는 시기와 작품이 실린 시기를 고려하여 배열하고 있다.
이 땅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광릉숲의 식물가족들이,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세밀화를 통해 이제 우리의 곁에 다가왔다.
식물의 이름, 분포지, 높이, 뿌리·줄기·잎, 꽃이 피는 시기, 열매 맺는 시기, 쓰임새까지 광릉숲의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에 대해 식물학자들이 연구한 생태정보! 봄볕에 피어나는 잎, 잔바람에 살랑이는 줄기의 솜털,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색을 내는 꽃잎까지 자연의 색과 세밀한 구조, 느낌까지 생생하게 표현해 낸 예술적 감각의 식물세밀화!
이 아름답고 의미 있는 숲에서 세밀화가 갖는 가치는 특별하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선진국의 식물원이나 표본관 또는 자연사박물관에서 이미 수백 년 전부터 세밀화 작업이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작업들은 사진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섬세한 구조와 모습으로 완전한 식물학적인 가치를 가짐은 물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 온 중요한 예술 분야의 하나이다. 세밀화는 가장 자연적인 대상을 가지고 그 학술적인 내용을 예술과 문화로 승화시킨 결과이니, 광릉숲에 사는 소중한 식물들을 세밀화로 맨 처음 옮기는 작업은 그만큼 의미 있다 하겠다. 국립수목원은 산림생물표본관을 개관하여, 우리나라 식물분류학 연구의 메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선진국의 식물원이나 수목원에서는 표본관의 중요한 컬렉션의 하나인 세밀화 분야가 우리나라에서도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세밀화연구실을 마련, 세밀화를 통한 식물 기록을 시작하여, 그 첫 결실로 광릉숲의 소중한 식물들이 세밀화를 통해 세상에 소개되는 것이다. 이 땅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한 곳, 광릉숲의 식물 가족들이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세밀화를 통해 이제 우리곁에 다가왔다. 이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알고 사랑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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